히로쓰 가옥군산시간여행코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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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히로쓰 가옥 | 2 minutes read

히로쓰 기치사부로의 삶


장군의 아들, 타짜 등의 영화촬영지로 유명한 히로쓰가옥은 국가등록문화재 제183호로 지정된 목조 2층의 일본식 주택입니다. 이 집을 지은 히로쓰 기치사부로는 빈손으로 조선에 와서 큰 부를 이루었으나 일본의 패망과 함께 하루 아침에 빈 손으로 일본의 고향으로 돌아가 공영주택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1878년 일본의 야마구치현 구마게군에서 태어난 히로쓰 기치사부로는 14살이 되던 1892년 부산에서 살고 있는 큰 누나를 보러 처음 조선땅을 밟습니다. 사업을 하던 매형을 2년 정도 돕다 일본에 돌아온 히로쓰는 청일전쟁에 통역으로 채용되어 평양에서 일하다 각기병으로 인천에서 요양 중 종전을 맞이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2년 뒤 19살이 된 히로쓰는 다시 부산에 와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자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장작과 숯을 거래하였는데 외상거래가 일반화 되어있던 당시 상거래 관행과 달리 현금으로 싸게 파는 전략으로 사업은 번창하게 됩니다. 하지만 4년 뒤, 장남이 태어나던 해인 1901년에 큰 불로 가게가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장작과 숯을 판매하던 가게였으니 말 그대로 잿더미만 남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때 누나의 사위의 권유로 군산에 오게 됩니다.

히로쓰는 러일 전쟁에 참전하였고 2년 뒤 제대하여 생명보험금 450원을 받으며 어떤 사업을 할 지 고민하던 중에 김씨 성을 가진 조선인 대지주와 공동 출자하여 쌀 중매를 시작하게 됩니다. 전주통에서 미곡상을 시작한 히로쓰는 쌀의 산지에는 지점을 두고 군산에 정미소를 설치해 일본과의 거래에 역점을 두었고, 건실하게 운영하며 사업은 번창하고 군산미곡거래소의 회장까지 역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공수래공수거

하지만 1934년 미곡통제법의 시행으로 쌀의 판매는 정부의 배급제를 통해서만 가능하게 되자, 쌀 중매업을 할 수 없게 된 히로쓰는 성산면에서 농장경영을 시작하였고 1935년에는 신흥동에 지금의 히로쓰 가옥이 3년만에 완공되었고 손자가 태어났습니다. 사업수완을 통해 조선에서 큰 부를 이룬 히로쓰는 이 곳에서 일가의 터전을 잡고 가족들과 모여 행복한 삶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히로쓰의 그러한 소망은 1945년 일본의 패망과 함께 10년만에 끝을 보게 됩니다. 1945년 9월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돌아가던 히로쓰는 돈과 함께 중요한 물건이 들어있던 가방을 잃어버리고 빈털터리로 일본에 돌아가게 됩니다. 1949년 71세의 나이로 고향인 히로시마의 조그만 공영주택에서 공수래 공수거의 인생을 마감하였습니다.

Come Back Home

중학생 때부터 10년간 이 집의 2층에서 청춘을 보냈던 히로쓰 기치사부로의 딸인 나오코씨는 65년 뒤 자신이 살던 옛 집에 방문하였는데 자신이 살던 때와 크게 바뀌었다고 했다고 합니다. 해방 후 적산가옥으로 호남제분이 인수하였고 정원에 있던 소나무와 돌다리 등이 없어지고 외벽과 대문의 색깔이 바뀌어서 그렇게 느꼈던 거라 생각됩니다.

말랭이 마을

히로쓰 가옥의 뒷마당을 통하여 나오시면 말랭이 마을에 가실 수 있습니다. “말랭이”는 산비탈을 의마하는 전라도 사투리인데 군산 해망동과 신흥동 일대에 한국전쟁 당시 이북에서 군산으로 온 피난민들이 모였던 일명 ‘달동네’ 입니다. 자연재해 위험지구 정비사업으로 오래되고 위험한 가옥들을 철거하고 현재는 예술인 레지던스와 전시관이 조성되어 말랭이 마을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군산의 원도심에 남아있는 근대문화유산을 통해 1900년대 초반 조선에 들어온 서양건축의 변화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식 가옥인 목조주택 나가야와 목조 양옥, 한국전쟁 후 1970~80년대에 지어진 슬라브 지붕의 양옥과 현대의 고층아파트까지,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주거형태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 입니다.


군산신흥동일본식가옥(히로쓰가옥)  |  전라북도 군산시 구영1길 17 (신흥동)  |  063-454-3923  |  화~일 10:00~17:00 / 월요일 휴관  |  무료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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