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8년 일본의 야마구치현 구마게군에서 태어난 히로쓰 기치사부로는 14살이 되던 1892년 부산에서 살고 있는 큰 누나를 보러 처음 조선땅을 밟습니다. 사업을 하던 매형을 2년 정도 돕다 일본에 돌아온 히로쓰는 청일전쟁에 통역으로 채용되어 평양에서 일하다 각기병으로 인천에서 요양 중 종전을 맞이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2년 뒤 19살이 된 히로쓰는 다시 부산에 와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자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장작과 숯을 거래하였는데 외상거래가 일반화 되어있던 당시 상거래 관행과 달리 현금으로 싸게 파는 전략으로 사업은 번창하게 됩니다. 하지만 4년 뒤, 장남이 태어나던 해인 1901년에 큰 불로 가게가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장작과 숯을 판매하던 가게였으니 말 그대로 잿더미만 남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때 누나의 사위의 권유로 군산에 오게 됩니다.